브람스 음악 이야기



가을에 들을만한 클래식 곡을 꼽는다면,  브람스의 곡을 빼놓을 수 없다. 그 만큼 브람스는 가을과 잘 어울린다.

많은 예술가가 그랬듯이 브람스는 평생독신으로 지냈다. 하지만브람스는 좀 특별한 경우다. 브람스가 사랑한 상대는, 그의 삶에 가장큰 영향을 끼쳤던 사람이었던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 슈만이었다. 물론, 당연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대신 그의 연정은 우정으로 승화되어서, 로베르트 슈만이 죽고 난 뒤에도 그들의 관계는 음악적 동반자로서 평생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인지, 브람스의 음악을 들으면 고독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 사랑했던 사람과 평생 같이, 하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살아온 브람스의 삶이 음악에서도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1. 교향곡 1번 4악장




브람스는 21살에 처음 이 곡을 쓰기 시작해, 43살이 되어서야 완성을 시킬 수 있었다. 햇수로 무려 22년이나 걸린 셈인데,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은 브람스의 4개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치 곧게 솟은, 오래된 고목과 같은 느낌이랄까. 당시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한 지휘자는 이 곡을 듣고 드디어 베토벤 교향곡 10번이 등장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그 당시에는 최고의찬사였다)

그 중에서도 4악장은 잔잔하지만 힘차게 흐르는 주제 멜로디 때문에 라디오CM에서도 사용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곡이다.


2. 교향곡 3번 3악장

Aimez-Vous Brahms...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원작은 물음표가 아니라 말줄임표였지만)에 삽입되어서 유명해진 곡이다. 하지만 굳이 이 영화가 아니었다고 해도, 이 곡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기를 얻을 만한 가치가있다.

남성적이고 최대한 감정을 억제한 다른곡들과는 달리, 이 곡은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한번만 들어도 확실하게 기억되는, 슬픈 주제 선율 . 멜로디는 현악기, 목관악기, 금관악기, 그리고 다시 현악기를 통해 계속 반복되며, 감정은 서서히 고조된다. 물론 브람스답게, 마지막에 이르러서는그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억누르며 곡을 끝내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슬프게 느껴진다.


3. 알토 랩소디

(사진 : Henri Cartier-Bresson)



그러나, 저 멀리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가 걸어가는 흔적은 덤불 속에 가려 있고
지나고 나면
덤불은 다시 엉켜 붙고
풀은 다시 일어나 무성해지며
황야는 그를 삼켜 버린다.

, 누가 이 고통을 치유해 줄 것인가
향유가 독으로 변해 버린 그의 고통을?

사랑의 샘에서
인간증오의 물을 마셔버린 그
처음 멸시 당하다가 이제는 멸시하는 사람이 된
그는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가치를 소모시킨다
계속되는 이기심으로.

당신의 시편에,
사랑의 아버지시여,
그가 들을 수 있는 하나의 소리가 있다면,
그것으로 그의 마음을 위로하소서!
그의 흐려진 시야를 맑게 하시어

수천의 샘물을 발견하게 하소서.
사막에서 목말라하는 그에

 

괴테는 어느 겨울, 하르츠 산을 여행하다가 같이 가던 이의 얘기를 듣게 된다. 그의 고뇌를듣고 나서 영감을 얻어서 쓰게 된 시가 겨울의 하르츠 여행이라는시이다. 브람스는 한때 클라라 슈만의 셋째 딸인 율리를 짝사랑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전에, 율리는 어느 백작과 결혼하게 된다. 실연에 빠진 브람스는 이 시에 곡을 붙이게 되는데,그 곡이 알토 랩소디이다.

알토와 남성 합창, 오케스트라로 이루어진 이 곡은 실연을 주제로 한 다른 곡과는 많이 다르다. 가사도 그렇고, 곡의 분위기도 그렇고, 종교적인 느낌이강하게 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가장 브람스적인 곡이라도 해도 좋을 것이다. 비록 가사를 알아듣지 못해도, 곡을 듣고 있으면 누군가를 붙들어 일으켜주는 듯한,그런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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