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음악'에 대한 몇가지 소박한 질문 음악 이야기

당신은 지금 나쁜 음악을 듣고 있다. '나쁜 음악 보고서'

솔직히 말하면 이런 논지의 글을 볼 때마다 이제는 화가 나올 지경인데, 소위 '유사과학'등에 경도되는 무리들은 종교적인 깨달음의 차원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종교적'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처음 몇번은 그 잘못됨과 오류를 지적하지만, 곧 지쳐버린다. 왜냐면, 얄궂게도, 진리는 단순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패턴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그들이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불편한 진실'을 깨닫고 '깨어난 사람'이 되는 과정은 한결같이 똑같다. 그리고 이는 '유사과학'이 얼마나 '미개한가'를 증명하는 좋은 근거가 되기도 한다. 얼마나 저차원적인 논리이면 '세계가 평평해진' 이 시대에도 그 신자들의 패턴이 일일연속극 보듯이 예측가능하고 뻔하겠는가? 사람들이 지쳐서 지적을 멈추면 그들은 더 신나서 외친다. "봐! 우리 논리에 반박을 못하잖아!"

CD와 LP를 비교하면서, 'LP가 CD보다 더 좋은 소리이며 CD 소리는 쓰레기이며 몸에 좋지 않으며 몸은 "답을 알고 있으며"...' 운운하는 논리는 역시나 매우 오래된 신앙이다. 아마 CD 초창기부터 생겨났을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본질적인 차이 때문이다. 아날로그는 같은 작업을 되풀이하면 필연적으로 랜덤한 에러가 발생하고, 그 에러가 축적될 수밖에 없다. 반면 디지털은 그 에러의 공차가 매우 크되, 어느 시점을 넘어가면 아예 데이터가 망가져버린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아날로그적인 변화를 '자연스럽다'고 여기므로 디지털은 몸에 해롭다 - 라는 논리이리라.

길게 쓰라면 쓸 수도 있으나, 그럴 능력도 힘도 없을 뿐더러 똑같은 이야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또 한번 더 하기도 귀찮아서 짧은 질문을 몇개 던지는 것으로 갈음하려 한다. 여기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계속 나쁜 음악을 믿으며 아날로그를 향한 고행을 이어나가면 된다. 물론 그럴 일은 없으리라 확신하지만.

  1. 디지털 나쁜음악 운운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LP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2. 만약 들어봤다면, LP와 CD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가?
  3. 음악을 녹음한다는 행위는, 노트북 펼쳐놓고 개인 팟캐스트 녹음하듯이 애들 장난 같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4. 음악 관련 기사, 책, 영상 등등등 녹음 과정에 대한 내용을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가?
  5. DDD, ADD, AAD 등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는가?
  6. 만약 알고 있다면 AAD 음반을 한장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는가?(의외로 ADD 음반은 많이 접하게 된다)
  7. '디지털 녹음'이라는 개념에 대해 조금이라도 설명할 수 있는가?
  8. 만약 설명할 수 있다면, 누가 처음 '디지털 녹음'을 주장하고 도입했는지 알고 있는가?
  9. 만약 알고 있다면, 그 인물보다 자신이 소리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더 민감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10. 자, 아마 여기까지 읽었다면, 2번 질문에 대해 '구분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답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구체적으로 바꿔보자. 당신은 동일한 음원에 대한 다음 4가지 매체를 구분할 수 있겠는가?

    - 아날로그로 녹음한 LP
    - 디지털로 녹음한 LP
    - 아날로그로 녹음한 CD
    - 디지털로 녹음한 CD




주)
 - 사실 이 주제는 소위 '황금귀' 논쟁과는 무관하다. 그 논리로 논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음식을 먹자'라는 주장은 '그 음식이 사실 좋은 음식이 아니다'로 대응해야지, '니가 그 음식 맛을 구분할수나 있냐'고 비아냥거려봤자 뜬금없는 소리일 뿐이다.

 - 의외로 우리나라 음악계열 종사자들은 이러한 유사과학류의 비논리에 많이 경도되어 있다. 다른 나라는 잘 모르겠다. 찰나의 순간에 따라 그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일까? 그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런 논리는 모 사이트 등에서 자기들끼리만 주고받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다.

 - 가장 중요한 건데, 다들 아는 것이겠지만, 8번 질문의 답은 아래 인물이다.





















덧글

  • net진보 2012/06/27 20:03 # 답글

    그리고보니 cd팔아서는 어짜피 돈버는게 안되니(요즘 앨범 발매는 프로보션성격이 강하죠....어지 음원시장에쪼그라들다보니) LP로 내는 경우도 상당하더군요.
  • Clockoon 2012/06/27 20:04 #

    LP는 '보존'하는 맛이 있으니까요.
  • 래칫 2012/06/27 21:42 #

    LP나름의 운치같은거는 긍정하지만 ㅎㅎ

    저런 종교적 맹신은;;;
  • net진보 2012/06/27 21:55 #

    Clockoon ,래칫/LP의 역사성이나 희긔성이라던가....아날로그적인 감성리라던가 광디스크나 자기 디스크의 한계로.....ㅎㅎ;; 하시는 분들이 많죠. 다만 그런것이 아니라는게 문제지만 ㅠㅡ
  • 漁夫 2012/06/27 21:55 # 답글

    저거보다 CD를 백발 위에 얹은 칼라 사진 쪽이 더 누군지 분명하게....
  • Clockoon 2012/06/27 22:15 #

    전 저 사진이 좀더 맘에 들더군요. 손가락에 끼우고 있는 모습이 '쁘띠'해서.. ;)
  • 봉군 2012/06/27 22:22 # 답글

    개구라에요 저런건 진짜.....
  • 이네스 2012/06/27 22:36 # 답글

    레전설 할아버지군요!

    뭐 그저 웃습니다. ㅡㅡ;;
  • kidsmoke 2012/06/27 22:56 # 답글

    "지나간 시절은 언제나 좋았지" 이런 논조인 것 같습니다. 런던에서 카세트 테이프가 쿨한 기록수단으로 다시 쓰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지 꽤 되었거든요.
  • Clockoon 2012/06/28 00:18 #

    나쁜음악 운운하는 사람에게 카세트가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 물으면 참 재미있을 겁니다ㅎㅎ
  • ㅁㅁ 2012/06/27 23:35 # 삭제 답글

    사진의 인물은 누군가요? 혹시 번스타인?
  • Clockoon 2012/06/28 00:18 #

    카라얀이지요.
  • ㅁㅁ 2012/06/28 08:38 # 삭제

    푸왓ㅋㅋㅋㅋㅋ 이럴수가 ㅋㅋㅋㅋ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분이신가요ㅋㅋㅋㅋㅋ
  • ㅁㅁ 2012/06/28 08:40 # 삭제

    와.... 근데 나 진짜 사람 못알아본다......
  • shaind 2012/06/27 23:42 # 답글

    솔직히 LP와 CD 구분하는 건 가능하죠. LP는 특유의 둔탁한 소리가 나는데다가, 같은 녹음이라도 LP로 나왔던 판을 CD로 다시 낼 때는 리마스터링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원본" 소리 자체가 달라져버리는 경우도...
  • Clockoon 2012/06/28 00:20 #

    다름과 우열은 다르니까요. 문제의 책을 쓴사람은 피디라고 알고 있는데, 마스터링이니 뭐니 다 알만한 사람이 왜..
  • 호호바 2012/06/27 23:46 # 답글

    어떻게 보면 현대 기술문명에 대한 막연한 반감의 표출중 하나랄까..


    어쨌던 디지털이 몸에 해로운 것이고 몸은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은 제가 경험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학교다닐때 수학시간만 되면 온몸의 세포가 비명을 질러서 수면을 통해 자기보호를 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디지털은 해롭습니다.
  • Clockoon 2012/06/28 00:23 #

    사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더 인간에게 해롭다는 사실은 오랜 연구에 의해 밝혀진바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PDE와 ODE, FFT 등이 있지요.
  • shaind 2012/06/28 00:27 #

    혹시 정수론을 배울때는 졸리다가 실수를 다룰 때는 다시 쌩쌩해진다던가 하지는 않던가요?(...)
  • 칼라이레 2012/06/28 00:41 # 답글

    저거에 송홍섭 선생도 낚이셨던데 참... 다큐 제작시기도 2005년 방영이라 당시에는 128k나 96k가 표준인 것도 있고... 2012년까지의 변화상도 추적해서 보론을 하던가 앞선 이론의 폐기를 주장해야지 참... 개인적으로는 라이브의 환상이 너무 심하고 스튜디오 폄하가 너무 심해서 밸런스 조절이 필요하다 봅니다.

    http://songhongsub.com/22#comment5385200

    여기서 간달프가 저인데 답글을 단 박근홍씨는 예 그 게이트 플라워즈의... 아... 소리에 대한 환상은 정말 강렬하고 짜릿한 듯 합니다. 카라얀 60 잘 팔려서 카라얀 80 나온다는데 언제 나오려나...

    ps. 그나저나 또다시 1년만에 뵙는 글이... 이게 작년 http://clockoon.egloos.com/2753611 이었죠? '벽' 박스세트 나온지 꽤 됐지요 예(...)
  • punto1230 2012/06/28 09:52 # 삭제 답글

    글들을 읽어보니 게임사이트의 방문자도 많군요.
    그들의 알아듣도 못할 드립 어쩌고 하는 이상한 말들도 지겹습니다...

    책내용을 보면 카세트가 디지털이냐 아니냐,
    pc fi나 lp, cd에 대한 공학적 내용도 다 설명돼 있으니 읽어보세요.
    저자 리스닝룸을 보면 기기도 턴테이블과 분리형 cd까지 수억대 동시대 레전드급이고
    음반만 8천여장 소유한 콜렉터이니 그 소리를 비교해 보기는 너무도 쉬웠겠죠.

    제발 비전문가들은 좀 함부로 말하지 말고 그시간에 공부좀 하세요들...
    저 책을 읽어보면 결과물들은 엄청난 예산을 들인 실험을 거친 결과들이에요.
    댁들이 신경외과, 음향공학과 생물학과 박사보다 똑똑한가요?
    그 실험에 직접 참여했었나요?
    왜 그 연구진들의 연구결과를 읽어보지도 않고 폄하하나요?
    무슨 배짱으로요?

    저는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이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르면서 아는척, 자신들이 다 전문가인척, 재판관인척...

    그러니 책을 읽어보고 얘기하든지 아님
    함부로 모르면서 호도하는 얘기들은 삼가했으면 하네요.
    저는 그 책을 읽은 후 이글을 쓰는거지만
    읽지도 않고 어쩌구 저쩌구
    극히 초보적이거나 기본도 모르는 이론으로 함부로 얘기 오가는게 참 보기 안좋습니다.
    저는 50대초반의 엔지니어이고 음향전공자입니다.

    저 책의 오류는 별로 발견못했습니다.
    책의 저자는 미루어보건데 여러분들보다 아주 많이 전문가입니다.
    읽어보고 나서 평가는 여러분께 맡깁니다^^


  • Clockoon 2012/06/28 10:35 #

    1. LP/CD 등의 매체간 소리가 다름은 '엄청난 예산을 들인 실험'을 거칠 필요도 없이 증명되는 사실입니다.


    2. 책 정보를 찾아보니 내세우는 근거라는 게 John Diamond의 주장이군요. 혹시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고 계신지? 그가 주장하는 것 중 가장 유명한 것이 Life Energy라는 개념입니다.

    "Life Energy resides within each individual. It is the term that Dr. Diamond uses to describe the innate healing power of the body, that which causes us to heal - to love. The concept of Life Energy has been around for thousands of years and has been given many different names throughout the history of medicine. The Greeks called it thymos; Hippocrates called it vis medicatrix naturae, the healing power of nature; while Paracelsus wrote of it as Archaeus; the Chinese Chi; the Egyptians, Ka; The Hindus, Prana, the Hawaiians, Mana. It is Spirit, it is Love. It evokes the true and only healing, that which occurs from within."

    이쯤 쓰면 알만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3. 심지어 저자는 신방과를 나왔군요.


    4. 본문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엔지니어, 특히 음향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은 과학적인 사실과 검증에 대해 별반 관심이 없습니다. 저도 엔지니어링 공부했고 하고 있지만 음향 분야는 특히 심합니다. SATA 케이블 간의 음질 차이라던가,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물론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음향이란 분야는 그 어떤 것보다도 DOF가 크고 복잡하며, 변인 통제가 극도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음향공학이란 분과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그나마도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의 branch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 그 맥락입니다.

    하지만 저 책의 논리 - 아날로그 매체가 디지털보다 몸에 덜 해롭다 - 는 그것과 별개이지요. 음향공학자들이 '디지털 소리가 신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다고요? 신경외과에서 그에 관련된 실험을 해서 유의미한 결과물(즉 논문)을 낸 적이 있다고요? 만일 사실이라면 그 사람들은 학계에서는 철저히 비주류임이 분명합니다.


    5. 게다가 정작 제 글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신 것 같군요. 미루어 볼때, '저 책의 오류는 별로 발견못'한 이유는, 제 글을 오독하신 것처럼, 그 책도 오독하신 게 아닌가 합니다.
  • cadpel 2012/06/28 10:43 #

    여기저기 똑같은 내용 쓰면서 돌아다니시는 걸 보니 이상합니다 ㅡㅡ

    관련된 분 아니신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아날로그식 작업을 하던 90년대에는 피로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저도 같은 말 계속 씁니다만 그건 님이 [젊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시간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인체에 대한 영향력]에 대해 근거없는 종교적인 믿음을 가진 수준이심.
  • 배길수 2012/06/28 12:38 #

    "참 좋은 책인데 뭐라 직접 표현을 못하겠네."

    야 진짜 책 광고 못한다.
  • Clockoon 2012/06/28 12:57 #

    punto1230//

    http://clockoon.egloos.com/2875453
    "모르면서 아는척, 자신들이 다 전문가인척, 재판관인척..."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실 것 같아 간략하게 글을 써봤습니다. 참고하시면 큰 도움이 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2012/06/28 16: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lockoon 2012/06/28 16:43 #

    정확히 말하자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었지요.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이를 실제로 대중화시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니까요. 카라얀이 그 역할을 담당했음은 부정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일단 제가 참고한 글은 http://www.sony.net/SonyInfo/CorporateInfo/History/SonyHistory/2-07.html 이 부분입니다.
  • ∀5 2012/07/07 17:08 # 답글

    아 진짜 황금귀는 답이 없으요 제 이글루에도 비로긴 몇명이 개드립치는걸 보면
    그런의미로 저 할배 사진점 퍼갈게요 ㅎㅎ
  • 뫼르소 2014/03/20 13:28 # 삭제 답글

    제 블로그에 이 책에 대한 비판글을 쓰니 광신도의 댓글이 달리더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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