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3일
쇼팽 - 전주곡 - 폴리니

흔히 폴리니를 폄하할 때 쓰이는 말인 '무색무취'란 단어가 이 음반에는 완벽히 들어맞습니다. 듣고 나면 깔끔하고 상쾌하고 청량하긴 한데, 뭔가 모를 찜찜함이 남습니다. 쇼팽 전주곡이 이런 곡이었나? 쇼팽 하면 떠오르는 서정적 피아노, 우수, 슬픔... 이런 것이 폴리니 연주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최대한 주관적 감정을 배제한 채 악보에 적힌 음 하나하나를 성의껏 울려주는 것, 쇼팽의 의도를 최대한 왜곡없이 청자에게 전달하려는 게 폴리니의 의도인 듯 합니다.
이러한 해석론은 불레즈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객관성을 가장한 주관성. 불레즈의 말러 해석이 상당히 좋은 반응을 가져온 것과 비교하면, 폴리니에 대한 비판은 조금 가혹한 면이 있습니다. 쇼팽 연주가 신파 일변으로 흐르고 또 그렇게 인식되는 경향이 많은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폴리니가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음반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DG 커버 중 하나입니다. 노란 딱지에 박힌 음반명의 폰트는 폴리니와 완벽히 어울립니다.
# by | 2009/10/13 10:53 | 음악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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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 쇼팽의 해석이 신파 일변도라는 데는.. 저도 반론이 없습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DG가 커버는 참 잘 만들죠. 오히려 요즘 들어서 그 센스가 좀 줄었달까요.. 아르헤리치 리사이틀 앨범도 꽤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