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교

지금은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님을 통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우리말 쓰기 운동은, 사실 그 취지는 좋은 것이었습니다. 여기저기 넘쳐나는 서양-일본어 번역투를 없애자라는 것이 골자였는데, 유시민씨도 자기 책에서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읽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란 글을 남겼죠. 이 번역투라는게 사실 양날의 검인 것이, 적당히 쓰면 문장구조가 살짝 엉키면서 글이 멋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또 그걸 남발하면 글 전체 구조가 무너져버려 읽기가 상당히 곤란해집니다. 마치 미원같은 존재랄까? (읽으면 아시겠지만 제 글도 번역투 투성이입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운동이 나중에 가면 몇몇 단어를 꼬투리잡아서 일본식단어니 좋은 우리말 놔두고 왜 한자어 쓰냐느니 하는 쪽으로 변해버립니다. 이번에 야채-채소 떡밥도 그렇고, 은근히 이런 움직임이 많습니다. 한때 '육교는 틀리고 구름다리가 맞다'는 얘기가 흘러서 식겁했었던 적도 있고요(그런데 요즘은 또 육교 없애는 추세라...).

예전에 이런 글을 썼었는데, 우리말 쓰기 운동은 사실 종교적인 면이 적지 않습니다. 글을 보면 대부분 '이건 틀리고 저게 옳다'라고 주장하죠. 말하는 데 옳고 그른 게 어딨습니까? 번역투 쓰지않기 운동이 공감을 얻었던 이유는 '번역투를 읽기 힘들기' 때문이지, '번역투가 틀리기' 때문이 절대 아닙니다(고종석 같은 분은 번역투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만). 하물며 야채-채소에서야.

저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우리말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글의 가장 뛰어난 점은 그 유연성에 있습니다. 언어에 우월함이 어딨겠냐만 어쨌든 한글은 가장 많은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언어 중 하나입니다. 당장 영어로는 제 이름도 제대로 표기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단어를 최대한 원어에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엄청난 장점을 포기하는 겁니까? 종교적입니다. 자기는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결과를 보면 오히려 해를 주는 환경주의자들처럼.


PS) 잘 알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PS2) 댓글과 글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Clockoon | 2009/07/08 21:03 | 많은 이야기 | 트랙백(3) | 덧글(31)

트랙백 주소 : http://clockoon.egloos.com/tb/239062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Musica Ricer.. at 2009/07/09 15:38

제목 : 간증
우리말교 '국어 파괴'가 되는 게 단순히 맞춤법에 어긋나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맞춤법 규정은 십 년 사이에도 몇번이 바뀌었는데요. 맞춤법에 어긋나는 게 국어 파괴가 아니라, '한국어"답지" 않은 말'이 들어와서 본래 의미도 아니고 한국어에 맞는 의미도 아닌 이상한 의미로 변질되고, 문법구조가 이상해지고, 그런 게 한국어에 계속 들어오고 하면 그게 언어 파괴가 되는 겁니다. 100년간 새로운 단어도 많이 생겼고 어문규정도 많이 바뀌었지만 ......more

Tracked from 천사가 없는 밤 at 2009/07/09 19:00

제목 : 맞춤법 규정이 바뀌었다?
우리말교'국어 파괴'가 되는 게 단순히 맞춤법에 어긋나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맞춤법 규정은 십 년 사이에도 몇번이 바뀌었는데요.나는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은 '필요에 의해서' 정해졌고, 나름대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는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고, 상호간의 의사전달에 있어 모호한 요소를 줄이고자 나름 표준을 만든게 아닌가.'바른 말 쓰기 운동' 같은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언어라는건 원래 변화하게 ......more

Tracked from a classifica.. at 2009/08/27 14:57

제목 : [언어 22] 반규범교와 번역투
이 포스팅은 언어 또는 학술 밸리 신설을 위한 스물 두 번째 투쟁입니다. 관련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누르세요. 그런데 '한국어식'이란?과 우리말교에 핑백, 트랙백 보냅니다. Clockoon님의 글을 보고 생각이 떠올라 몇 자 적습니다. 이하 반말. 1. 걱정어떠한 표현 양식이 '번역투'라 불리는 까닭은, 보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려는 기능적 목적 때문에 문장구조의 자연스러움이나 정형성을 좀 희생했기 때문이다. 혹시 이런 생각......more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9/07/08 21:24
네 한글의 뛰어난 점은 누구나 알죠
저는 다만 야채-채소 둘을 떠나 우리말 우리글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혹 말과 글은 변하니까 다양성이니까 그런 걸로 덮기에 너무 빨리 없어지고 있어서 안타깝죠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8 21:35
포스팅하신 야채-채소 건은 그거와 전혀 관계가 없지 않습니까? 나물이야 자기 영역 굳게 차지하고 잘 쓰이고 있고 말입니다.

'말과 글이 빨리 없어진다'는 말씀은 포스트와 모순됩니다. 채소-나물이 옳으니 야채는 '쓰지 말자'는 내용 아닙니까? 자연스레 변하는 언어에 왜 인위적인 조작을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9/07/08 21:46
일본에서 온 뜻이 있는 야채는 쓰지 말자는 소리였죠
자꾸 다른 말을 쓰니 우리말이 없어지는 거고요
또 글에도 우리글에는 나물이 있다고 썼지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8 23:41
그 '우리말이 없어'진다는 게 무의미하단 얘깁니다만.
제 글실력이 부족한 건가요.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9/07/08 23:45
제가 말하는 건 순 우리말입니다
한자나 일본어 영어에 영향을 받지 않은 완전히 고유한 글을 말하는 겁니다
다른 생각의 지적은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9 00:22
저도 고유한 우리말이 사장되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양성' 때문이지 그것이 옳기 때문은 아닙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지후 at 2009/07/08 22:29
본문에 동감하고 갑니다. 언어는 사회적인 거고 또 변하는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이상한 부분에서 애국심을 발휘하려 하더군요. 심지어 애국심이라는 알량한 단어 앞에서 옳지도 않은 것을 찰떡같이 옳다고 믿으면서 말이에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8 23:44
의도야 어찌됐든 과정이나 결과가 나쁘면 뭔가 잘못된 거죠,
Commented by 太風 at 2009/07/08 23:22
공감하고 갑니다.
야채 채소 떡밥은 정말 여기저기서 보이는군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8 23:45
야채가 일본어든 아니든 '잘못됐으니까 고쳐라'란 주장은 옳지 않죠.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8 23:25
번역투는 언어 파괴 맞습니다. 맞고요. 번역투가 '틀린' 것인 이유는 한국어 문법 구조에 안 맞는 걸 가져다 쓰기 때문에 의미가 이상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글로도 외국인 이름 표기 못하는건 매한가집니다. John을 한국어로 어떻게 써야 하나요? 존? '존'이랑 'John'이랑 발음이 같습니까? 제 이름인 '재승'을 Jaeseung으로 쓰는 거나 John을 존으로 쓰는 거나 표기 제대로 못하는 건 똑같죠. 한글이 '가장' 많은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언어 '중 하나'라는 건 또 무슨 소린가요. 일단 문장이 틀렸고, 그리고 그런 증거도 없는데다가, 한글이 표기할 수 없는 소리가 너무 많습니다. 일본어에서 쓰이는 소리들, 되게 단순해서 한글로 다 표기 가능해 보이지만 불가능합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 구분법은 일본어로 '십전 십오원(쥬-센 쥬고엔)'을 발음해 보라고 해서 제대로 못하면 죽이는 거였던가 하는 얘기가 있었죠. 저 '쥬(十)'에 쓰이는 발음이 영어 J발음처럼 ㅈ발음과는 달라서 한글로는 'ㅈ'이라고 쓸 수 밖에 없지만 엄연히 다른 발음입니다. 이외에도 한글로 표기 못하는 발음 엄청 많습니다. 한국사람이 불어 배우려면 죽죠. l/r 구분도 영어 처음 배울 때 어려워하는 것 종 하나죠. f/p, s/z구분 못하는 것도 그렇고, 사실 s발음은 ㅅ발음도 ㅈ발음도 아닐 때가 많죠. 한글로는 영어사전에 있는 소리기호도 다 표기할 수 없습니다. 한글이 가장 다양한 발음을 표기할 수 있다는 떡밥은 아마 본문에서 까고 있는 그 '애국주의자' 들에서 나온 주장 아닌가 싶습니다만.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8 23:29
말하는게 옳고 그름이 없다면, 왜 사람들이 '외계어'를 막으려고 들고, 요새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인터넷 줄임말이나 은어 같은 걸 걱정하고, 아나운서들은 맞춤법에 맞춰서 말을 하려고 하고, 기자들은 맞춤법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교정도 보고, 방송에서 '우리말 나들이' 같은 코너는 왜 하고, 수능 언어영역에 맞춤법 문제는 왜 나오고, 국립국어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왜 사이시옷이랑 자장면-짜장면같은 문제들로 고민을 하겠습니까? 그냥 신경 안 쓰고 막 쓰면 되지? 언어에 옳고 그름이 없다고 주장하는 파격은 처음 봅니다 그래. 외국에도 '국립국어원'같은 기관이 다 있고 자기 나라 말을 잘 지키고, 맞춤법을 잘 맞춰 쓰고, 이상한 번역투나 외래어투로 인한 '모국어 파괴'를 막으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프랑스는 프랑스어를 지키려고 입법까지 하는 둥 (우리가 보기에는)별 짓을 다 하죠 진짜.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9 00:15
예전에 제 포스트에 답글 다셨던 것 같은데, 맞습니까?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그런 증거가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중 하나다'라고 쓴 면도 있습니다. 다만, 저 얘기는 '외래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글로는 외국어를 최대한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엄밀하겐 다르다곤 해도 어쨌든 비슷한 음가들은 다 존재합니다) 그 반대가 성립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외국인이 주스를 Juice로 이해하는 것과 우리가 Nokzeup을 녹즙으로 알아듣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어려울 것인가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외국어 손을 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물론 이거에 대해서 증거를 제시해봐라 그러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지엽적인 부분이라 그냥 썼는데, PS에 저렇게 말해놓으니 부끄럽네요.



언어에 옳고 그름이 없다는 것은 맞습니다. 저는 오히려 님의 주장이 더 파격적이군요. 국립국어원 같은 기관이 존재하는 이유는
- '현재'의 언어 사용형태를 조사해서
- 그 사용형태를 정형화하고(즉 Formal한 언어 - 적당한 역어가 생각이 안 나서 이렇게 씁니다)
- 그 규정에 맞게 실제 쓰이는 언어를 재구성
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이런 기관은 그 특성상 보수적이고, 학술적이며, 폐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문규정과 국립국어원은 법조문과 사법부 정도의 관계로 보면 될까요.

이러한 기관은 실제 언어 사용에 무관합니다. 물론 영향을 안 주지는 않는데, 어문규정 특성상 결국 실제 언어와 필연적으로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장면-짜장면은 발음상이나 실제 사용 예시로나 짜장면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이는 다른 단어들의 규칙성과 완전히 동떨어진 거란 말이죠. 그러니 어문규정 안에 편입시킬 수도 없고, 예외규정을 만들기에도 그 중요성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맞춤법에 어긋난다고, 자장면을 써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 쪽도 그러는 편이 편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굳이 안 해도 님의 주장에는 어폐가 있는 것이, 나열하신 사례와 '말하는 게 옳고 그름이 없다'는 주장이 무슨 상관입니까? 아나운서나 기자나 수능 같은 경우는 '특정 상황에서의 언어사용'이지, '말하기'라고 일반화시킬 수 있는 게 아닙니다만. '신경 쓰고 써야만 하는' 경우를 나열해놓고 '말하는 게 옳고 그름이 있다'라고 주장하다니, 저로썬 이해하기 힘듭니다.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9 00:46
'틀리면 안 된다'는 건 맞지만, '옳고 그름이 없다'는 건 분명히 틀렸습니다. '틀리게 말하는' 사람이 분명 있고, 그걸 지양하고자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는 걸로 보이는데요.

애들한테 국어교육은 왜 시키고 학교에서 맞춤법은 왜 가르칩니까? 다 집에서 그냥 대충 읽고 쓰고 말하는 법 익혔으면 됐지, 또 뭘 가르치려고요? 그냥 대충 말하게 냅두지요 왜.
아, 혹시 학교에서 맞춤법을 가르치는 건 수능에 나오기 때문인가요?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9 00:51
참, 그리고 Juice를 쥬스라고 읽으면 영국인이나 미국인은 아무도 못알아듣습니다. 왜냐면 영어는 액센트가 있지만 한국어는 액센트가 없거든요. "쥬!스" 하고 "쥬스!"(느낌표 붙은 글자가 액센트입니다)는 전혀 다른 단어고, 영어 사용자 입장에서 쥬스는 액센트가 없어서 Juice로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Nokzeup을 녹즙으로 못 알아듣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못 알아들을 겁니다. 아니면 더할지도요.

많은 한국 분들이 외국 나가서 '왜 얘네한테는 간단한 영어도 안통하냐' 라고 답답해하시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분들 액센트를 안 넣으신 게지요. 그러니 못알아듣죠. 당연히=_=.
반대로, 제가 본 어떤 가이드 분은 나이도 엄청 드셔서 l/r발음 구분도 제대로 못하고 완전 콩글리시 발음인데다가 정말 그냥 듣기로는 '영어를 한글로 옮겨서 읽는 것 처럼' 영어를 구사하시는데도, 미국인들이 다 알아듣습니다. 왜냐면 그 분은 말에 액센트를 실어서 하거든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9 01:45
지엽적인 부분에만 답을 하시는군요. 주제에 대해서 반박을 하셔야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겠습니까? 제가 아무리 글솜씨가 떨어져도 주제 전혀 못알아챌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9 02:03
그러니까, 사람들이 외계어를 막으려고 들고 청소년이 인터넷에서 쓰는 줄임말이나 은어가 걱정의 대상이 되고, 학교에서 국어교육을 하고 맞춤법 교육을 하는게 '일상 언어생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신경쓰면서 말하는 부분'이라는 말이냐, 라고 묻고 있는 겁니다. 전 그렇게 생각 안 하고, 이것들이 전부 '바르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니까 말하는데 바르고 그른 게 없다면, 그냥 집에서만 애들 쓰고 읽고 말하는 거만 대충 가르쳐서 내보내자니까요. 더 배우고 싶은 애 있으면 책 읽으라 그러고. 맞춤법 규정을 왜 학교에서 가르쳐요=_= 실제 언어 생활에는 전혀 쓸모도 없고 신경만 써야 되는 부분이라면서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9 09:25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님의 글에 한정해서 말하면, '말하는데 바르고 그른 게 없'는데 '맞춤법 규정을 왜 학교에서 가르'치느냐,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군요. 계속 딴소리를 하시는데, 맞춤법은 언어생활에서 지켜야 할 '룰'이 아닙니다. 단지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에 불편함이 없게, 최대한 일반적인 경우를 정리한 거죠. 자장면-짜장면의 경우처럼, 실제 언어 사용자들이 맞춤법에 어긋나는 용어나 문법을 사용하고, 그것이 널리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이야말로 '옳은' 겁니다. 도대체 언어가 뭐길래 '파괴'된다는 겁니까? 맞춤법이 무슨 종교 경전이라도 되는 겁니까?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9 09:45
학교에서 맞춤법 안 가르치고 국어교육 안 해도 집에서 배운 말로 다들 의사소통 별 문제없이 합니다. 사실 애들 인터넷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외계어' 가지고 의사소통 잘 해요. 학교에서 국어수업을 할 필요가 없죠. 욕하지 말라고 가르칠 필요도 없죠. 욕도 '민중이 선택해서 살아남은 말' 아닙니까?

'국어 파괴'가 되는 게 단순히 맞춤법에 어긋나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맞춤법 규정은 십 년 사이에도 몇번이 바뀌었는데요. 맞춤법에 어긋나는 게 국어 파괴가 아니라, '한국어"답지" 않은 말'이 들어와서 본래 의미도 아니고 한국어에 맞는 의미도 아닌 이상한 의미로 변질되고, 문법구조가 이상해지고, 그런 게 한국어에 계속 들어오고 하면 그게 언어 파괴가 되는 겁니다. 100년간 새로운 단어도 많이 생겼고 어문규정도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걸 일관성 있게 '한국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이게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일정한 구조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500년 전의 영어는 지금 영국 사람한테 읽어보라고 하면 교육받지 않았으면 못 읽지만, 그래도 그걸 영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이게 끊어질 수 있다, 그런 말입니다. 겨우 '맞춤법 규정'에 틀린 말이 있다고 그걸 한국어 파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외래어 표기 문제는 지엽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님 포스팅의 근거가 '한국어는 유연하다' -> '이 유연함을 왜 포기하느냐' 인데, 저는 그게 '근거 없는 말'임을 지적하고 있는 거거든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9 15:27
왜 자꾸 엉뚱한 예시로 주장을 정당화하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어'답다'는 게 뭔지도 모르겠을뿐더러 그런게 존재한들 지금의 변화가 한국어'답지' 않다고 자신하는 근거가 뭡니까?
Commented by 모모 at 2009/07/09 15:52
그게 '엉뚱한 예시' 라면 반박을 해주세요. 지금 님의 모습이 '수학 따위, 실생활에 필요도 없고 딱히 안 배워도 생활하는데 지장 없는데 왜 학교에서 수학을 배우나요?' 랑 비슷해서 그럽니다.

새로운 단어가 들어오는 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다고 어문 구조가 바뀌거나 문장구조가 뒤집어지거나 하지 않으니까 상관없습니다. 근데 번역투나 요새 들어오는 구조 변화들은 그게 아니거든요.
Commented by highseek at 2009/07/09 03:28
언어의 옳고 그름 이란, 해당 언어를 공유하는 이른바 '언중의 선택'에 부합하냐 아니냐로 갈리죠.

하지만 우리는 이 '언중의 선택'을 명확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아는 건 결국 자신 주변의 소수 집단에 불과하니 말이죠. 따라서 일정한 기준을 세우고 그것에 맞출 필요가 생긴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국립국어원을 세우고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하고 하는거죠.

이 기관이 실제 언어 사용에 무관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제 언어 사용의 기준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기관 자체가 의미가 없는 거죠. 그러라고 세운 기관이니까요.

또 문장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할 때는 그 문장이 얼마나 주어와 술어가 잘 호응되며 각 품사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 간단히 이야기하면 얼마나 '말이 되고 알아듣기 쉽냐'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겠죠. 단어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한다면 해당 단어가 얼마나 해당 사물(또는 관념)을 얼마나 잘 설명해줄 수 있느냐 같은 기준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전 개인적으로 (순)우리말교 보다는 한자어와 외래어를 쓰면서 우월감을 느끼는-_- 어려운말교가 더 득세하고, 문제되고 있다고 봅니다. 쉬운 순우리말이 분명 존재하고 많이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히 한자어와 외래어를 섞어서 꼬아버리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봐서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말교를 언급하시는 건 조금 시기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ps. 원글에도 덧글로 달았었지만, 한자어는 모태가 한자일지언정 엄연한 우리말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한자어가 각 한자의 뜻을 그대로 이어받지 않고, 나름의 변형과정을 거친 단어도 상당수 되기 때문에, 한자어는 단지 '한자를 어원으로 가진 한국어' 로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Commented by 미스트 at 2009/07/09 03:56
소위 말하는 '우리말교'는 '우리말교'대로 다루고,
소위 '어려운말교'는 '어려운말교' 대로 다뤄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언중들이 우리말 대신 한자어나 외래어를 더 선호한다고 해서
순우리말만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걸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09 09:32
말씀하신 얘기에 공감합니다.

어려운말교도 궁극적으로는 좋지 못한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우리말교가 대안이 될 수는 없겠죠. 결국은 두 극단 사이에서 적당히 균형 맞춰가며 나아가리라 봅니다.
Commented by comsiin at 2009/07/25 09:52
말과 문자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슨 한글의 유연성을 떠든단 말이오....?
말하는데 옳고 그름이 어디 있냐고 항변하기 전에 말은 왜 하는지 한번 생각은 해 보았나요?
말하는데 옳고 그름이 없다면 정신병자들이 혼잣말로 지껄이는 말도 퍽 이나 잘 알아들을 수 있겠구랴...' 그리고..'한글의 유연성'이 아니라 '언어의 유연성'이라고 해야 맞는 말 아니요?
제나라 말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마치 엄청나게 유연하고 열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헛웃음 밖엔 안 나오더이다...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7/25 15:46
'정신병자들이 혼잣말로 지껄이는 말'은 그른 것이기에 알아들을 수 없는거구랴...

댓글을 쓰고 버튼을 누르기 전엔 한 번 소리내서 읽어보고 올리는 습관을 가지는게 좋겠소. 내가 쓰지도 않은 것이니와 읽다보니 얼굴이 화끈거리더이다.
Commented by 우웅 at 2009/08/28 10:53
저는 이분 의견이 타당하다고 생각되는데, 이해가 안되면 정신병자라고 하나요.

[한글의 가장 뛰어난 점은 그 유연성에 있습니다. 언어에 우월함이 어딨겠냐만 어쨌든 한글은 가장 많은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언어 중 하나입니다. 당장 영어로는 제 이름도 제대로 표기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외부의 다양한 단어를 최대한 원어에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엄청난 장점을 포기하는 겁니까?]
라는 마지막 문단을 보면, Clockoon님은 한글과 한국어를 구별하지 못하신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8/28 14:10
정신병자 이야기는 윗분이 꺼낸 말입니다. 따옴표까지 친절하게 쳐 놨는데 이해 못하심...

어떤 근거로 'Clockoon님은 한글과 한국어를 구별하지 못하신다'고 판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궁금해서 그럽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ommented by 우웅 at 2009/08/28 15:29
번역투를 쓰지말자든지 어휘를 바르게(?) 쓰자든지 하는 논의는 언어인 한국어를 쓰는 방식에 대한 논의죠. 그런데 clockoon님의 의견의 근거는 한글- 문자의 유연성을 포기하지 말자는 것인데, 한글의 유연성과 한국어의 유연성을 구별하지 않으신걸로 보입니다.

[정신병자]에 대한 부분은 죄송합니다. 제가 리플을 주의깊게 읽지 못했군요. 기분 많이 나쁘시지 않기를 바래요.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8/28 15:42
그 부분은 제가 조금 착각했군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왜 우리말의 유연성을 포기하느냐'였는데, 예를 잘못 들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다복솔군 at 2009/11/03 10:07
글에 절대 공감합니다. 체크포스트해둡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