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3일
서태지 신보가 좋은 곡들인가요?
하도 서태지 서태지 하고, 저번에는 코엑스 놀러갔다가 게릴라 콘서튼가 뭔가 때문에 길 막혀서 짜증 이빠이 솟은 일도 있고 해서 한번 들어봤습니다만... 과연 이 곡들이 좋은 곡들인가요? 아니, 가사 속의 메타포나 시대적 맥락 이런 것 말고 순수하게 음악적으로요.
저는 서태지 곡들을, 특히 솔로 시절 곡은 울트라맨이야 빼고는 한번도 안 들어봤기 때문에 모르겠는데, 원래 서태지는 보컬 파트를 이렇게 처리하나요? 이펙트 엄청 먹이는 것 말입니다. 전 살짝 거슬리는군요.(특히 '나의 욕심들' 부분) 일부러 인공적인 느낌을 내게 하려고 그런 거라면 모를까, 원래 서태지 스타일이 이런 거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자기타 자체가 소리를 왜곡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목소리까지 이펙트를 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믿고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를 많이 들어봤기 때문입니다. 서태지 정도의 '천재'가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사운드 구성도 이해 안되는 부분이 몇 개 있습니다. 'MOAI'에서는 왜 리듬 파트를 죽이는 거죠? 멜로디도 엇박인 데다가, 악기 수도 굉장히 많은(혹은 난잡한) 이런 곡에서는 리듬 파트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일 터, 곡 전체에 드럼의 비중은 굉장히 약합니다. 대신 오르간과 베이스가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데, 너무 난잡합니다. 게다가 노래도 딱딱 끊어올리는 식으로 부르고 있으니, 박자가 아주 환상적으로 복잡합니다. 듣다보면 어지럽게 느껴집니다.
악기들도 따로 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이, Yes 곡들도 다 지들 각자 난잡하게 연주하고 있죠. 그렇긴 한데, Yes는 어렵되, 별로 거부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 차이는 녹음의 힘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너무 과욕해서 사운드를 꽉꽉 채우다 보니 여유가 없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악기별로 사운드 분배도 잘 안 된 거 같고요. 모르겠습니다. 저만의 주관적인 생각인가요? 제가 듣기에는 서태지보다 100배는 더 괴상한 라디오헤드의 곡도 이 정도로 난잡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서태지의 위치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은 은퇴선언 전까지의 일이고, 솔로활동 이후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 스스로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멀찍이 거리를 두었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대중음악계에서의 위상을 포기하고 순수한 음악으로 평가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우리도 그렇게 대해줘야 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이딴 곡을 왜 듣냐'라고 야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맘에 안드는 앨범이라도 사 주는 게 팬의 도리 아니겠습니까?(ex : United Abominations) 다만 이 곡들이 정말 객관적으로 '잘 만든 곡'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서태지 곡들을, 특히 솔로 시절 곡은 울트라맨이야 빼고는 한번도 안 들어봤기 때문에 모르겠는데, 원래 서태지는 보컬 파트를 이렇게 처리하나요? 이펙트 엄청 먹이는 것 말입니다. 전 살짝 거슬리는군요.(특히 '나의 욕심들' 부분) 일부러 인공적인 느낌을 내게 하려고 그런 거라면 모를까, 원래 서태지 스타일이 이런 거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자기타 자체가 소리를 왜곡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목소리까지 이펙트를 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믿고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를 많이 들어봤기 때문입니다. 서태지 정도의 '천재'가 그런 점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사운드 구성도 이해 안되는 부분이 몇 개 있습니다. 'MOAI'에서는 왜 리듬 파트를 죽이는 거죠? 멜로디도 엇박인 데다가, 악기 수도 굉장히 많은(혹은 난잡한) 이런 곡에서는 리듬 파트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일 터, 곡 전체에 드럼의 비중은 굉장히 약합니다. 대신 오르간과 베이스가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데, 너무 난잡합니다. 게다가 노래도 딱딱 끊어올리는 식으로 부르고 있으니, 박자가 아주 환상적으로 복잡합니다. 듣다보면 어지럽게 느껴집니다.
악기들도 따로 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이, Yes 곡들도 다 지들 각자 난잡하게 연주하고 있죠. 그렇긴 한데, Yes는 어렵되, 별로 거부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 차이는 녹음의 힘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너무 과욕해서 사운드를 꽉꽉 채우다 보니 여유가 없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악기별로 사운드 분배도 잘 안 된 거 같고요. 모르겠습니다. 저만의 주관적인 생각인가요? 제가 듣기에는 서태지보다 100배는 더 괴상한 라디오헤드의 곡도 이 정도로 난잡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서태지의 위치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은 은퇴선언 전까지의 일이고, 솔로활동 이후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 스스로 우리 대중음악계에서 멀찍이 거리를 두었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대중음악계에서의 위상을 포기하고 순수한 음악으로 평가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우리도 그렇게 대해줘야 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이딴 곡을 왜 듣냐'라고 야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맘에 안드는 앨범이라도 사 주는 게 팬의 도리 아니겠습니까?(ex : United Abominations) 다만 이 곡들이 정말 객관적으로 '잘 만든 곡'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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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8/03 13:47 | 음악 이야기 | 트랙백 | 핑백(2)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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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앨범을 계속 듣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뜨지 않은 일렉트로니카를 사용한점과, 일반 사회에서 들을 수 있는 인더스트리얼이라기 보다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앰비언트적 사운드를 집어 넣은 점은 꽤 신선하게 느껴지는데요. 다만, 서태지는 락을 하면서도 항상 멜로딕한 음악을 추구해서 어떤분들은 팝락이라고 까지 말씀하시는데.. 이번앨범은 전앨범들보다도 훨씬 대중적으로 다가가서 그런지 저에게는 좀 재미없고 새롭지않은 멜로디에 싫증이 조금 납니다. 사운드면에서는 다분한 노력을 했다고는 하나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재밌는 사운드도 없고 멋진 그루브도 부족한 음악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생각되어 집니다.
사실 외국의 일렉트로니카를 하는 뮤지션들이나 일렉과 락을 접목하려는 수많은 락밴드들의 음악들이 이미 선보여 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서태지가 말하는 네이처파운드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조금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아직 싱글앨범에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바..
하지만 계속해서 기대를 걸 수 있을만한 사운드곡임에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덧. 솔로2집만 들어보셨다고 하셨는데.. 그 이전 앨범인 서태지 5집(솔로1집)을 한번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98년쯤, 그야말로 얼터너티브락의 정점의되는무렵 모든 90년대 태크닉을 완벽하게 정의를 내린 음반이라 감히 평가하고 싶습니다. 뭐, 실제로 많은 락매니아분들이 서태지를 다시 평가하게 된 계기가 된 음반이기도 하고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서태지는 하나의 고만고만한 뮤지션 중 하나의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자신이 그러기를 원했고요. 다만 서태지과 같은 부분의 실험은 이미 인디 밴드들도 많이 행하고 있는 바, 최소한 서태지는 그보다 나은 퀄리티를 보여줘야 말이 된다고 봅니다. 음악의 질은, 어쩔 수 없이 자본과 비례하는 측면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요.
그건 그냥 관성으로 듣게되는 거 아냐?
애초에 서태지가 이번 앨범에 사용한 접근 방식은 지극히 idm적이고, 이러한 음악에 대해 이성적, 논리적인 접근을 하는 건 그에 대한 이해 없이는 근본적으로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어설픈 이성적인 접근으로는 '난잡하다' '리듬이 약하다' '거슬린다' '악기가 따로 논다' 정도의 인상평 정도만 가능할 뿐이죠. 아니라고 주장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글에 대한 제 '인상평'은 그렇습니다.
물론 그런 이해가 없어도 인상평까지는 가능하겠고 또 그건 청자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보다 더 나아가 어째서 좋은가 - 나쁜가를 진심으로 묻고 싶으시다면 스스로 공부를 해서 답을 찾으시는 수 밖에 없겠군요. 이건 댓글 몇 개로 정리될만큼 간단한 주제는 아니니까요.
순수한 음악적인 부분에서 얘기한 것인데 왜 ism(idm은 아니겠죠?) 얘기를 꺼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뭐, 논리적인 연관이 없는 두 이야기를 함께 꺼낸 이유 자체가 음반의 가치를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할 (대다수의) 독자에게 이 앨범이 좋다는 것을 인정시키기 위함이라 생각합니다만서도.
애초에 ism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곡들은 좋은 곡이 아닙니다. Serialism이라고, 서양음악사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있죠. 과연 너바나나 핑플이나 RATM이나 라디오헤드 등등등이 어떤 ism을 제시했기 때문에 유명하고 칭송받는 것인가요? 절대 아니죠. 실제로 그들의 음악은 듣기 좋습니다. 저는 그 점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인데, 이해 못하셨다면 할 수 없고요.
그런데 서태지가 제시하는 그 ism이라는 게 뭡니까? 정말로 서태지가 정말 어떤 'ism'을 제시하고 싶었다면, 음악이나 (지금 찾아봤습니다만) 가사나, 쉽진 않더래도 좀 정리를 해야 되지 않나요? 제 글에서 지적한 게 그 부분이었고요.
그리고 음... 다른분들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서태지 솔로 1집을 들어보셨다면 훨씬 이해 (어떤 의도로 곡을 이렇게 만들었는지에 관한)가 쉬우셨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Take2" 강추합니다. 서태지가 곡을 만드는 방식은 일반적인 뮤지션들의 방식과 약간 다른점이 있는데요, 음을 하나하나 쪼개서 조합하는 식의 작업을 많이 한다는 점입니다. 멜로디가 들린다고 해서 그걸 따라 흘러가면 속는(...)거지요. 많은 사람들이 서태지 노래는 10번 들었을 때가 다르고, 100번 들었을때가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이는 단지 노래가 귀에 익숙해져서 좋은것 처럼 들린다는 얘기가 아니고 처음 들었을때 발견하지 못하는 기묘한(...)구성같은게 어느순간 딱 들릴때가 있다는 얘기거든요^^;; 모아이가 어지럽다는 말씀에 충분히 공감하구요, 단지 서태지 노래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대충 구조가 감이 잡히는데 반해, 익숙하지 않으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달리는 차에 탔을 때 코앞을 보면 멀미가 심하고 멀리 보면 멀미가 안나는것에 비교하면 좀 이상할라나요)
그리고 또 한가지. 이번 싱글은 서태지 8집의 "프롤로그" 입니다. 서태지의 앨범에서는 곡의 순서도 무시할게 못되거든요.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세 곡은 다 곡들이 클라이막스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박자감과 터지지 않는 사운드는 어딘가 막연한 "불안정함"을 주고있죠. 저는 이것이 이후 나올 싱글과 정규8집이 나와봐야 정확하게 무엇이다-라고 말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8집의 모티브인 이스터섬의 폭풍전야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우세한듯 합니다만)
다만 보컬 처리 부분에 대해서는 동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서태지의 목소리는 절대 빈약한 편이 아닙니다. 다른 밴드들 중에서도 정말 목소리 깨는 사람들 많습니다. 톰 요크나, 로저 워터스 같은 경우, 결코 좋은 보컬은 아니겠지만 전체적인 사운드가 목소리의 개성과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경우입니다. 제 생각에는(특히 이런 곡들의 경우) 굳이 이펙트를 걸지 않아도 사운드를 통해 충분히 그 단점을 커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래 서태지 스타일이 그랬다면야... 서태지도 자기 나름대로 고민 많이 했겠지요. 님 말씀대로 딴지걸 부분은 아니겠네요.
몇몇 분들 글을 보면 이번 앨범이 '대중적'이라고 하는데, 이게 대중적이면 예전엔 도대체 어땠길래?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여러 모로 서태지는, 누구 말마따나 '팬들만을 위한 음악'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물론 그게 나쁜 건 절대 아닙니다)
http://www.google.co.kr/search?complete=1&hl=ko&newwindow=1&q=idm&lr=&aq=f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1분만 검색해도 바로바로 나옵니다. 음악에 대해 논하려면 최소한 그 음악이 속한 프레임에 대해서 최소한의 이해를 가지고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이상의 이야기는 낭비인 것 같군요. 조금 더 공부한 뒤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본문을 다시 잘 읽어보시죠 난독증 환자님.
음악을 듣고 좋으면 좋은 거 거슬리면 거슬리는 거
그림을 보고 좋으면 좋은 거 기분나쁘면 기분나쁜 거
그렇게 직관적인 부분에서 "님들 귀에도 서태지 음악이 좋게 들리나요?"라는 것을 물은 거지 ism인지 idm인지 같은 '좌뇌'부분을 물은 글이 아닐텐데요. 우뇌 부분에서 좋다 얘기를 할 수 없으니 어려운 용어를 갖다 쓰는 건가요? 이거 무섭고 황송해서 평범하게 음악이 좋아서 듣는 일반인들은 접근도 못하겠습니다 그려.
말나온 김에 얘기하는 건데, Aphex Twin이나 Kid 606이 IDM에 대해서 뭐라고 했는지는 아시는지? 소위 IDM 뮤지션들 곡들은 얼마나 들어보셨는지? 저는 설마 그런 의미일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서태지 신보가 IDM적 성향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어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풍월 줏어듣고 그러는 것이 아닌지? 그게 아니라 정말 딱 들어보니까 '아 이거 IDM적이구만' 생각한 거라면, 그 잘난 '이성적, 논리적 접근' 단계를 제시해보실 수 있는지? 어디 한번 해보실 수 있는지?
설사 서태지가 이 곡을 쓸 때 IDM적으로 접근한 거라면, 전 이 곡을 더 혹독하게 비판했을 겁니다. Ambient적 면에서는 Music for Airport가 이 앨범보단 백배 낫습니다.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썬 잘 듣고있네요. :)
Clockoon님, 저 역시 음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마디 해보자면, 모아이에서 리듬 파트가 죽었다고 말하는 순간 모아이에서 드러난 서태지 8집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놓지게 되는 꼴이 되고 맙니다. 그건 이번 서태지 앨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드럼앤베이스라는 장르적 요소(리듬을 잘게 쪼개는 것이 특징인)이기 때문입니다. 평론가마저 대중적인 보컬의 멜로디라인은 제쳐두고 창의적인 리듬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서태지 본인도 파운드(리듬을 의미하는)라는 표현을 굳이 장르 이름에 갖다 붙여가며 리듬에 중점을 뒀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듬이 죽었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서태지에게 굉장히 슬픈 소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군요.ㅜㅜ
단적으로 말한다면 이번 앨범의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리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이 리듬이 죽었다거나 난잡하다고 느끼게 되는 건 아무래도 음악적 장르 자체가 생소하기 때문이겠죠. sl님이 idm(중에서도 드럼앤베이스 혹은 드릴앤베이스겠죠)을 언급한 것도 그런 맥락일 테고요. 문제는 그런 장르적 요소가 팝적인 요소(보컬의 멜로디라인은 어떻게 생각해도 대중적이죠)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느냐일 텐데 아무래도 님은 여기에서 조금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게 단지 생소하기 때문인지 정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인지는 님이 음악을 조금 더 들어보면 판가름 나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지거나 그러진 않았는데요.ㅜㅜ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는 이 복잡한 리듬을 관통하는 굵은 선 하나만 그어줬으면 이 곡을 정말 좋은 곡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설사 앨범의 주제가 '종말'이라고 해도.
뭐, 제가 말하고 싶은건 이번 신보에서 서태지가 텍스쳐를 조립하거나 비트를 쪼개고 편집증적으로 변형하는 모습에서 idm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 것을 발견했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이성적, 논리적 단계도 필요 없죠. idm이 뭔지에 대해 대강이라도 파악을 하고 있다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일이니까요. 여기에서 에이펙스 트윈이 IDM의 intelligent에 대해 불만을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끼어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어차피 장르라는건 청자들이 붙이는거니까요.
그것은 제가 의문을 제기한, '왜 리듬 파트가 빈약한 것인가?'에 대한 것과는 무관합니다. 성부를 쪼개든 뒤틀든 짜맞추든 결국 음악은 큰 흐름을 제시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장르의 몰이해 때문에, 그것도 대중음악에서, 곡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서태지가 무슨 쇤베르크고 님이 무슨 아도르노입니까?
보아하니 저보다 음악을 더 잘 아시는 것 같은데(사실 음악을 안다는 표현 자체가 웃기지만) 잘 모르는 저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소위 IDM계열 음악 중에 '난잡하다' '리듬이 약하다' '거슬린다' '악기가 따로 논다' 따위의 인상평이 나올만한 곡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저는 아직까지 그런 곡을 들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궁금해서 질문하는 것입니다. 꼭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뭐 일단 위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실 위의 대화는, 어떻게 보면 Clockoon님께서 먼저 제시한
순수하게 음악적 관점만 얘기하라는 조건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는 합니다.
사실 서태지의 음악과 관련해,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의 음악을
다소 텍스트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니까요. 저도 마찬가지이고. 표현력은 딸리고 그래도 뭔가
자기가 인식하는 걸 설명하려는데 자꾸 여기저기서 표현을 빌려오고 일종의 개념적인 지리를
만들어서 설명하게 되는 거죠.
일단 Clockoon님께서 모아이에 대해 좋은 음악인지 모르겠다, 복잡하고 분명한 맥락이 없어
보인다, 이런 식으로 느끼시는 거라면, 그 느낌 그대로 가지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자기 느낌에 솔직한 게 나쁜 건 아니죠. 저도 마찬가지구요.
음악이란 청자의 입장에서 느끼는대로 생각하는 게 솔직한 것이지,
자기가 들으면서 느끼는 걸 누군가의 텍스트를 통해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리고 누군가의 텍스트를 통한다고 딱히 새로운 걸 느낄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서태지는 지금까지 자기 목소리에 이펙트를 많이 적용해왔는데
이것에 대해 실패의 도식으로 이해하신다면, 그건 님의 이해방식 그대로인 겁니다.
다른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저 역시 서태지의 보컬 역량과 라이브에
대해서는 불만입니다만, 음반의 성과 자체는 지금까지는 나름대로 어울린다고 봅니다.
리듬을 쪼개고 다양한 음원을 첨가하여 말그대로 복잡하기 짝이 없는 분열상에서
어떤 맥락을 발견하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Clockoon님이 느끼시면, 그런 겁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 분열상에서 베이스 연주의 흐름과 멜로디가 복잡다단한 리듬 구조와 조화를
이루며 일관적인 흐름을 만드는 것에 상당히 감탄했죠.
그리고 곡 전체에서 드럼의 비중이 상당히 큽니다. 쪼개지는 리듬의 십중팔구는 직접 드럼으로
친 겁니다. 물론 드럼의 파워는 부족합니다만, 그 나름대로의 빠르기와 배치로
다이나믹한 맛은 느껴집니다.
드럼으로 쪼개지는 리듬이 끊임없이 멜로디의 흐름을 이어나가는 형상을 만듭니다.
솔직히 모아이의 멜로디 자체는 그렇게 자연스런 멜로디가 아니죠. 반주 없이, 특히나 리듬을 빼고
부르면 진짜 이상한 느낌의 멜로디입니다. 보컬의 멜로디만 불러보면, 마치 흐름을 염두하지 않은
흥얼거림과 비슷합니다. 이런 보컬이 리듬에 기반하여 반주와 멜로디가 조화를 이룰 때
자연스런 흐름이 됩니다. 상당히 재미있는 인상입니다.
제가 이렇게 나름 느끼고 인식한 걸 텍스트로 설명해도
님께서 느껴지는 게 "리듬파트는 취약하고 드럼은 비중이 떨어지고 온갖 사운드가 난잡하다"라고
느껴지는 거라면, 그건 님이 느끼시는 그대로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청자는 누구나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 입장에서 느껴지는 건 개인 고유의 영역으로
존중받아야 되니까요.
저도 음악 초짜이고 음악에 대한 인상을 다른 사람과 이래저래 얘기하는 수준입니다만,
최소한 제 짧은 경험 안에서는, 음악에 대해 언어적으로 객관화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결국 웬만큼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음악에 대한 인상을
아무리 자세하게 얘기해도 상당히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게 되는데,
함축적인 표현은 실물적인 객관성의 과학보다는 표현 자체에 몰두하는 문학성에 가깝죠.
어쨌든 간에 음악에 대한 나름의 의견 흥미있게 읽고 갑니다.